허수아비 농부는 27년 동안의 정든 직장을 뒤로 하고 산청 간디숲속마을로 내려와 살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인근 농가에서 자유롭게 뛰놀며 자란 건강한 닭의 알을 맛보고 반했습니다. 이처럼 고소하고 맛있는 유정란을 다른 분들께도 맛보여 드리고 싶은 마음에 2006년부터 작은 농장을 가꾸게 되었습니다.

허수아비 내외가 사는 곳은 청정한 지리산의 생태마을입니다. 마을 중심에는 대안학교인 산청 간디중학교가 위치하고 있습니다. 농장 인근에는 솔숲이 우거져 있고, 농장 옆을 지나는 조그마한 도랑은 닭들에게 정겨운 소리를 노래하기도 합니다.

닭 한 마리 한 마리를 정성들여 키우기 위해 작은 규모로 농장을 운영합니다. 소량의 알만 생산하므로 신선한 알을 바로바로 판매하며 언제나 남김없이 소진합니다. 일선 마트에서처럼 오래토록 매대에 진열되는 일이 없습니다.

닭들은 토양 미생물의 보고인 부엽토 위에서 자유롭게 움직이며 자랍니다. 작은 칸막이에 가두어 키우지 않기 때문에 면역력이 높습니다. 어지간한 병균과 바이러스에는 꿈쩍도 하지 않는 건강한 닭들입니다. 그러므로 항생제는 전혀 사용하지 않고 사용할 필요도 없습니다. 생산량을 높이기 위한 성장촉진제와 설사방지제 그리고 달걀의 노른자를 선명하게 만들기 위한 착색제 등도 일절 사용하지 않습니다.

닭들에게는 모이 외에도 싱싱한 풀을 잘게 썰어다 먹입니다. 때로는 뽕잎과 솔잎을 한아름 뜯어다 주기도 합니다. 참숯과 빻은 굴 껍질 그리고 황토를 먹여 충분한 칼슘과 미네랄을 보급하기도 합니다. 인근 농가의 호박이 풍작이면 호박을 얻어다 먹이기도 하고, 밤송이 속의 토실토실한 굼벵이를 모아 단백질이 풍부한 별미 간식을 주기도 합니다.

인공 수정이 아닌 자연스러운 교미를 통해 부화율 90% 이상의 진정한 유정란을 탄생시킵니다. 이렇게 탄생한 달걀은 기계로 세척하지 않고 하나하나 정성들여 손으로 닦아냅니다. 건강한 닭들과 함께 건강한 노동으로 건강한 달걀을 일궈내고자 항상 노력하겠습니다.